도법스님과 함께하는

 

2012년 7월 즉문즉설 녹음파일입니다.

 

 

 

 

 

 

 

 

 

 

 

 

답변 : 이런 경우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겠다 생각이 듭니다. 삼천 배를 채우지 못했다 하더라도 한번 한번 좋은 마음으로 온몸을 바쳐 정진하는 거니까 한 만큼은 자기를 변화시키고 향상시키는 것이니 의미가 있겠죠. 또 기왕이면 마음먹은 대로 끝까지 해내는, 관철시켜내는 노력이 필요하기도 하고 중요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다 못했다고 해서 크게 좌절감이나 패배감을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는데 도저히 더 이상 안 되겠다 싶으면 그만 해야죠.

 

또 하나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수행은 독한 마음을 먹고 하면 안 되지요. 선한 행위를 하기 위해서 절실한 의지를 가지고 끈질기게 노력을 하는 것, 이것은 독한 게 아니죠. 다른 사람에게 더 겸손하기 위해, 다른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 포용하기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노력한다, 이것이야 말로 진정한 기도고, 진정한 수행이고, 진정한 정진입니다. 그런데 이런 삶을 살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은 독하다는 말로 표현하는 게 안 맞는 겁니다. 오히려 원력을 실천하는 행위입니다.

 

 

 

 

답변 : 인간이란 존재는 자기 존재감을 드러내고 싶어 합니다. 우리 사회가 공부 잘하는 것을 요구하니까 공부 잘하는 애의 존재감이 드러나는 것이에요. 그러니까 공부를 못하는 애들은 다른 것으로 자기 존재를 표출하고 싶은 겁니다. 나를 알아달라는 몸부림이죠. 제가 순례할 때 거창에서 중학교 졸업반 학생이 함께 순례를 했습니다. 이 학생이 술에 대한 관심이 많았습니다. 순례단의 계율이 주어지는 대로 기꺼이 맛있게 먹자였는데, 술이 가끔 나왔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그 학생이 어리다고 안 주는데, 나는 어른들 앞에서 같이 먹는 것이 좋겠다 해서 같이 먹었습니다. 아주 좋아하더라고요. 아이들의 술에 대한 호기심을 인정하고 다루어 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어른은 먹으면서 아이들은 먹지 못하게 하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문제를 바로 보는 것이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는 좋은 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억압하고 숨기게 하지 말고, 건강하게 잘 조절할 수 있게 해 주는 거죠. 그렇지만 몇 가지 금도는 지켜야 한다고 봅니다. 예를 들면, 거짓말하는 것은 용납하지 말아야 합니다. 여러 가지 잔소리를 하는 것보다, 근본적으로 넘어서는 안 될 부분들을 정해주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학생으로서 해서 안 되는 행동을 하게 되면(음주, 흡연 등) 다른 사람에게는 말 못할지라도 부모에게는 말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아이가 기댈 수 있는 안정적이고 믿음직한 부모가 되어야 합니다. 다른 하나는, 약자 위에 군림하는 것은 안 됩니다.

 

 

약자에겐 말로든 마음으로든 행동으로든 행세하려는 것은 무섭게 제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천하가 나를 버리고 이해하지 못해도 우리 부모님은 나를 이해하고 받아들인다는 믿음을 주면 그런 문제가 불거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부분을 잘 하면 다른 큰 문제는 없을 것 같아요. 오히려 건강하게 자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