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법스님과 함께하는

 

2012년 5월 즉문즉설 녹음파일입니다.

 

 

 

 

 

 

 

 

 

 

 

대표스님 : 만나기로 한 그 정상은 무엇인가요? 제가 생각하기에 기독교가 말하는 정상은 ‘하나님 나라’, 불교는 ‘불국토의 실현, 해탈’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르게 표현하면 ‘평화와 행복을 실현하기 위해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진정으로 행복하고 평화롭다면 굳이 종교를 찾지 않을 겁니다. 삶이 평화롭지 않으니까, 행복하지 않으니까, 참선도 하고 기도도 하고 하느님을 믿기도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불교는 평화와 행복의 길을 실현하기 위해서 ‘법의 길을 간다, 법의 길을 가면 삶이 자유로워지고 평화로워진다’고 합니다. 기독교에서는 평화와 행복을 실현하기 위해서 ‘하느님의 뜻대로’, ‘하느님의 길을 따라 살면 하느님나라에 간다’고 합니다.

그럼 ‘하느님의 뜻’, ‘법의 길’은 무엇일까요? 이 두 부분의 공통점은 초기불교적 개념으로 보면 무아행입니다. 그게 뭐겠습니까. 기독교의 기도문을 보십시오. ‘내 뜻대로가 아니라, 하느님의 뜻대로’라고 합니다. 이것이 무아행입니다. 기독교인들의 기도문은 끊임없는 무아행입니다.

불교의 무아는 무엇입니까? 내 욕심대로가 아니라 진리의 정신에 맞게 하는 것입니다. 개념이 다르고 형식이 달라서 다를 거라고 생각하지만 개념과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내용을 면밀히 살피면 같다고 하겠습니다. ‘진리’는 성철스님의 말씀처럼 불교라는 울타리, 기독교라는 울타리, 종교적 울타리에 갇히지 않습니다. ‘고통스러운 이쪽 언덕에서 행복의 저쪽 언덕으로 건너 간다’ 이것을 도피안이라고 하잖아요.
종교는 고통스러운 이쪽 언덕에서 행복의 저쪽 언덕으로 건너가는 나룻배인 것이죠. 나룻배는 큰 것도 있고, 작은 것도 있고, 다양하지 않겠습니까?

 

 

 

답변 : 요즘 가장 관심사가 된 문제이죠. 불교인으로서 참으로 착잡한 마음입니다. 이번 사건의 원인은 백양사내 주도권을 둘러싼 내부 갈등이 도박이라고 하는 문제로 드러난 것입니다. 또 다른 한 측면으로는 현 종단 집행부에 대한 불만 세력들이 이 사건을 이용하여 확대 왜곡시켜 흠집을 내려는 속셈도 있다고 여겨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공동체 내의 문제이기 때문에 어떤 변명을 하거나 합리화해서는 안 될 문제입니다. 종단 구성원들은 이런 문제를 자기 아픔과 문제로 인식해서 진정한 반성과 참회를 해야 합니다. 또 다른 하나는 재가자들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각성된 시민들이 한 시민운동가를 서울 시장으로 만들었듯이 각성된 재가불자들이 종단 문제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역할을 해야 합니다.

돈과 권력이 집중된 곳은 잘못 두면 부패합니다. 그것을 잘 관장할 실력과 도덕성이 필요합니다. 이 부분은 재가대중들의 주체적 각성과 역할이 나와야만 이런 문제도 극복할 수 있고 불교의 미래를 제대로 열어갈 수 있습니다. 즉 사부대중이 주체가 되어 한국불교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판을 새롭게 만들어야 합니다. 자성과 쇄신 결사를 제대로 해서 이 위기를 기회로 살려내, 불교의 새로운 면모를 가꿔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