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서운 바람이 산내를 휘몰아치는 요즈음

아랫목에 누워서 고구마 구워먹고 감이나 깎아먹고 싶은 초겨울의 스산한 날씨 속에

오늘은 오리무중이 바느질거리를 싸들고 매동마을로 나섰습니다.

오리무중의 회장님 이성실님네에 초대를 받았거든요.

본격적인 바느질 모임을 시작하기 전, 집구경부터 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골동품 가게에나 가야 볼 수 있는 옛날 재봉틀.

과연 견고해 보이는군요.

손수 만드신 커텐과 벽화, 수납장 등등

깔끔한 살림솜씨에 다들 경탄을 금치 못했죠.

본격적인 바느질을 시작하기 전, 또 할 것이 있습니다.

푸짐한 다과상과 함께 서로의 안부와

사소할 수도 중대할 수도 있는 소소한 이야기를 펼치는 시간~

드디어 본격적인 바느질이 시작되고

옥수샘이 능수능란한 솜씨로 리본꽃 만들기 시범을 보입니다.

오늘 바느질 시간은 7080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추억의 이문세 노래를 선별해주신 주인장 덕분에

바느질 공방이 아니라 바느질 카페에라도 온 분위기입니다.

이 가을에 어울리는 노래들이 흘러나오자

바느질을 하던 손가락도 추억에 잠깁니다.

마치 이른 겨울 첫눈을 기다리던 소녀로 돌아간 것처럼......

아이들은 첫눈이 오기를 기다리지만

눈이 오면 걱정이 더 많아진 우리는 영락없는 7080 세대.

그래도 쌀쌀해져가는 날씨에 첫눈이 오기를 기다리는 설렘을 안고

매동마을을 빠져나왔습니다.

다음주에는 전통장류 수업 때문에 한 주 쉬고

오리무중은 11월 27일에 장아찌를 만들기 위해 다시 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