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드라망 필독서 [그물코 인생 그물코 사랑]
도법스님의 생명평화 이야기

[목차]

01. 생명평화의. 세계관과. 철학.
     생명평화경
     생명평화 로고 이야기
02. 생명평화. 인드라망의. 눈으로. 삶을. 본다.
     공부를 시작하며
     생명평화경 이야기
     생명평화 세계관
     생명평화 사회상
     생명평화 인간상
     생명평화 수행관
03. 생명평화. 수행
     생명평화 백대서원 절 명상
     언어에 대한 이야기
     생명에 대한 이야기
     평화에 대한 이야기
     백(100)에 대한 이야기
     위대함(大)에 대한 이야기
     서원에 대한 이야기
     절에 대한 이야기
     명상에 대한 이야기
     화보_생명평화 탁발순례의 길
     백대서원 절 명상 수행
04. 질문과. 답.

......

“선과 악이 모두 나의 스승이다.”라는 옛말을 생각한다. 굽이굽이 돌아온 60여 년 인생길에서 만난 인연들, 어른 아이, 남자 여자, 좋은 사람 나쁜 사람, 마음에 드는 사람 마음에 안드는 사람, 이 종교인 저 종교인, 산 사람 죽은 사람, 우주 자연, 삼라만상 모두가 오늘의 나를 키워준 스승이었다. 허무의 심연도 회의와 고뇌도 만남도 헤어짐도 희로애락 생로병사 등의 숱한 인연들도 모두가 나를 길러준 좋은 양식이고 밑거름이었다. 그것은 진리의 사랑이었다. 존재의 신비였다. 기적이었다. 불가사의였다.

진리의 사랑 길에서 꽃 한 송이를 주웠다. 그 꽃의 이름은 그물코 인생, 그물코 사랑이다. 한 인간이 존재에 대한 근원적 물음을 안고 그 해답을 찾기 위해 60여 년 동안 길을 걸어오면서 가꾸고 다듬어 온 내 사유의 총화이다.

나는 왜 존재하는가. 아무도 나를 존재하도록 시킨 자가 없다. 생명의 법칙에 따라 스스로 존재하고 싶어 존재할 뿐이다. 왜 죽어야 하는가. 구체적 사실과 진실로 본다면 우리가 좋아하는 태어남, 실어하는 죽음이란 있지 않다. 그것은 태어남과 죽음의 실상에 대한 우리들의 무지와 왜곡으로 인한 관념일 뿐 좋아할 만한 태어남과 싫어할 만한 죽음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실상은 어떤가. 생명의 법칙과 업의 법칙에 따른 생명 활동의 한 현상이 태어남이듯이 죽음도 마찬가지이다. 태어남이 생명활동의 한 면모이듯이 죽음도 다르지 않다. 마치 바다가 조건에 따라 물결이 일어나는 모습으로 있기도 하고 물결이 사라지는 모습으로 있기도 하듯이 태어남과 죽음도 또한 그러하다.

나는 왜 살아야 하는가. 그 누구도 살라고 강요하는 자가 있지 않다. 스스로 살고 싶어 살고 있을 뿐이다. 나는 어떤 삶을 살고싶은가. 살고 싶은 삶이 대단히 많은 것 같지만 실상은 단순하다. 내 생명이 안전하고 건강하고 평화롭고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고싶을 뿐이다. 행복하게 살려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세상 이치(진리)를 잘 알고 세상 이치에 맞게 살면 그 삶이 평화롭고 자유롭고 행복하다. 길이 천 갈래 만 갈래 같지만 실상은 이 길 한 길이 있을 뿐이다. 앞으로 변화가 있다 하더라도 근본적으로 크게 달라질 것이 있지 않으리라는 믿음이다. 

스승들께서 말씀하셨다. “진리가 그대의 삶을 자유롭게 한다. 진리의 정신대로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라. 그 삶이 평화롭고 자유롭고 행복하다.” 예수의 말씀이다. “진리에 귀의하고 자신에 귀의하여 진리의 정신에 따라 주체적으로 동체대비의 삶을 살라. 그대의 삶이 평화롭고 자유롭고 행복하다.” 붓다의 설법이다. “사람이 곧 하늘이다. 사람을 하늘로 인정하고 존중하라. 저절로 자신이 하늘이 되고 그 삶이 평화롭고 자유롭고 행복하다.” 동학의 가르침이다. “지금 내 생명은 그물의 그물코처럼 존재한다. 생명그물의 정신대로 내 생명을 존재하게 해주는 상대 생명을 존중, 배려하는 사랑의 삶을 살라. 그 자리에서 즉시 그대의 삶이 평화롭고 자유롭고 행복하다.” 현대 과학과 인디언들이 제시해 준 길이다.

돌고 돌아서 낯설기만 했던 진리의 말씀을 다시 만났다. 그 말씀들이 특별한 내용도, 알 수 없는 비밀도, 현실을 떠난 신비도 아니었다. 오직 지금 여기 직면한 존재의 구체적 사실과 진실 즉 실상을 보여주고 말하고 있을 뿐 그 이사도 그 이하도 아님을 어렴풋이 짐작하게 됐다. ‘그래, 그런 거지.’ 하고 미소를 지으며 삶을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아무리 그렇다 해도 그러면 안 될 텐데.’ 하며 적정선을 지키려는 신중함을 갖게 되었다. 가슴이 터질 것처럼 숨 막히는 삶이었는데 이제 조금 숨 쉴 만하다. 삶의 무게가 천근만근이었는데 이제 조금 홀가분하다. 삶이 불안 초조했는데 이제 조금 편안하다. 슬픔도 기쁨도 미움도 그리움도 만남도 헤어짐도 고통도 즐거움도 좋음도 싫음도 내가 만든 내 삶임을 사실대로 바라보고 받아들일 만하다. 특별한 세상도 특별한 사람도 특별한 문제도 특별한 길도 있지 않음을 조금 알 법하다. 삶이 담담하고 자연스럽다. 그래서 삶이 그런대로 괜찮다.

...... 머리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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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발행 / 불광출판사 / 판매가격 : 13,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