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귀농학교 교장이시며 불교방송의 '행복한 미소' 를 진행하고 계시는 성전스님의 따뜻한 봄날 같은 이야기입니다. 

 

.....

 

나는 가끔 이런 생각을 합니다.

만일 이섬마을에 바다가 없었다면 나는 얼마나 외로웠을까. 그때마다 문득 바다가 고맙습니다. 찾아가면 언제나 그렇게 순한 가슴으로 맞아주는 바다가 있어 내 삶은 촉촉한 감흥으로 언제나 윤기를 지닐 수가 있게 된 것입니다. 이런 삶의 감사가 어찌 바다에만 국한 되겠습니까. 별도 바람도 맑은 하늘도 숲도 네게는 다 그렇게 고마운 것들 입니다.

 

새벽예불을 나갈 때면 신을 신자마자 나는 하늘의 별들을 향해 두 손을 합장합니다. 저 별들이 너무나 숭고해 보여 차마 별빛 아래를 그냥 지나쳐 갈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새벽에 만나는 별들은 내게 부처님이고 한 문자도 없는 빛으로만 가득한 경전이기도 합니다.

 

나는 별빛을 경전처럼 머리에 이고 그렇게 법당을 향해 걸어갑니다. 그 순간 나는 가장 맑은 별빛의 수행자가 됩니다. 과연 누가 있어 저 별빛이 의미를 알고 머리에 이고 걸어갈 수 있을까요. 진정 행복한 사람만이 머리에 별빛을 이고 길을 걸어갈 수 있겠죠. 그 순간 이렇게 빛나는 행복을 내게 준 별이 감사하기만 합니다. 별이 내게 준 행복은 돈으로 살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돈이 많은 부자도 별이 건넨 행복의 소유자는 될 수가 없습니다. 오직 마음이 맑아 별빛을 가슴으로 안을 수 있는 사람만이 별빛이 건넨 행복을 만날 수 있을 뿐입니다. 나의  새벽은 별을 향해 감사의 기도를 올리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우리 마음을 열 수만 있다면 삶은 온통 감사의 연속임을 알게 됩니다. 내가 살아있음이 이미 우주의 은혜 속에서 가능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저자의 말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