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송으로 유명한 전라북도 남원시 산내면 부운리 와운마을에 다녀왔습니다.
뱀사골에서 계곡을 따라 1시간 남짓 걸어서 올라가는 동안
따가운 햇빛은 나무그늘이 막아주고
흐르는 땀은 계곡물에 발을 담그며 식히고~
뱀사골 계곡만큼이나 시원한 살자의 파안대소
마을의 당산나무인 천년송에 다다르기 전 아랫당산나무
할머니 소나무라고도 불리는 지리산 천년송 (천연기념물 제424호)
높이가 20m, 둘레가 6m에 이르는 소나무.
20m 남짓 떨어진 윗쪽에 할아버지 소나무가 있습니다.
임진왜란 때부터 자생해 왔다고 하니
천년송의 수령은 사실 1,000년이 아니라 500살 이상 됩니다.
매년 음력 1월 3일 첫새벽에 할아버지 소나무에서 당산제를 지냅니다.
와운마을 이장님에게서 마을 이야기를 들어보았는데요,
현재 와운마을은 5가구만 실제로 거주하고 나머지
10여 가구는 별장 형태로 이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장님은 와운마을의 석실(옛 지명은 정진암)이라는 곳에서 태어나
67년도에 빨치산 때문에 살기가 힘들어지자
가족이 함양으로 나가게 되었습니다.
다시 와운마을로 돌아온 것은 18년 전.
이장님이 밧줄 하나에 의지해 아슬아슬하게 바위에서 석이버섯을 따는 장면이
<KBS스페셜 지리산 와운골, 아버지의 산>이라는 프로그램에 나오기도 했지요.
요새는 지리산속 깊이 남아있는 옛길을 복원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길을 찾는 방법은?
"사람이 발을 디딘 자리는 10년이 지나도 이끼가 자라지 않는 법이다."
길을 다시 만드는 방법은?
"방부목을 깔아서 새롭게 포장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 그대로 사람이 다니기 시작하면서 발 디딜 곳이 필요한 곳에 돌을 놓고 하다 보면 다시 길이 살아난다."
하늘 아래 첫 마을이라는 심원마을보다 50m 높은 곳에 있는 와운마을은 해발 800m 고지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반야봉 산마루 가까이에 위치하기에 구름도 누워 간다는 뜻에서 "누운 골", "눈골"이라 불렀고, 한자로 와운(臥雲)이라는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그야말로 하늘과 함께 하는 마을이죠.
와운마을에 반해 종종 찾아오는 여행객이 그린 와운마을.
60년대까지 호랑이가 있었다는 지리산의 산골마을.
깊고도 깊은 지리산에서 살아왔고 살고 있는 사람들의 삶을
어찌 한 두 시간만에 알아낼 수 있을까...
마을을 알아간다는 것이 버겁게 느껴져
아무도 보채지 않았는데 다급해했던 마음을 잠시 내려놓고
한 걸음 한 걸음씩 마을과 사람에게 다가가기 위해 꿋꿋이 나아가도 있습니다.
